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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스캔들’과 ‘써니’로 흥행을 이끌었던 강형철 감독이 7년 만에 신작 ‘하이파이브’로 돌아왔다. ‘스윙키즈’의 아쉬운 성적을 뒤로 하고 다시 메가폰을 잡은 그는 이번에도 자신이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유쾌한 캐릭터들이 중심이 되는 코믹한 팀무비다.
30일 개봉하는 ‘하이파이브’는 초능력을 갖게 된 다섯 명의 평범한 시민들이 사이비 교주와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히어로 액션물이다. 그러나 이들의 모습은 마블 히어로보다는 오히려 디즈니플러스의 ‘무빙’을 떠오르게 할 만큼 인간적이고 소소한 현실감을 지녔다.
고등학생 완서(이재인), 작가지망생 지성(안재홍), 공장 작업반장 약선(김희원), 요구르트 배달원 선녀(라미란), 백수 기동(유아인)은 한 사람의 장기를 이식받은 뒤 각각 다른 능력을 얻게 된다. 완서는 엄청난 힘과 속도를, 약선은 치유 능력을, 지성은 강력한 폐활량으로 주변을 날려버리는 힘을, 기동은 전자기기 조작 능력을 갖는다. 초능력이 밝혀지지 않은 선녀까지 포함된 이들은 췌장을 이식받고 타인의 능력을 흡수하는 교주 영춘(신구·박진영)과 대립각을 세운다.
‘하이파이브’는 캐릭터 중심의 서사를 기반으로 한다. 특히 안재홍과 유아인의 ‘티키타카’가 영화의 전반을 이끄는 힘으로 작용한다. 안재홍 특유의 리듬감 있는 코믹 연기에 유아인의 안정적인 텐션이 어우러져 발랄한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이재인이 소화한 액션도 인상적이다. 비현실적인 과장된 연출로 웃음을 유도하며, 배달 카트를 타고 조폭과 사이비 무리로부터 도망치는 장면에선 독창적인 액션 설계가 눈길을 끈다. 또 아버지(오정세) 앞에선 얌전한 딸인 척하면서도 몰래 돕는 장면 등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다만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최종 대결 장면은 아쉬움을 남긴다. 다섯 명의 히어로가 한데 뭉쳤지만 개별 능력의 조화가 부족하고, 완서 중심으로 서사가 치우치며 나머지 인물들은 조력자에 머문다. 영춘이 완서의 능력을 흡수하지 못한 상태에서 비슷한 힘을 사용하는 설정도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그럼에도 ‘하이파이브’는 러닝타임 2시간이 가볍게 흘러가는 작품이다. 대작의 무게감을 내려놓은 덕분에 ‘범죄도시’ 시리즈처럼 관객의 체감 시간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같은 날 개봉하는 유해진, 이제훈 주연의 ‘소주전쟁’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하이파이브’가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