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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유해진 주연 ‘소주전쟁’, IMF 위기 속 가치관 충돌을 담다

2025.06.01 16:09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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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제훈과 유해진이 IMF 외환위기라는 우리 현대사의 전환점을 배경으로 한 영화 ‘소주전쟁’으로 관객 앞에 섰다. 1997년의 대한민국은 경제 성장의 달콤함과 IMF 외환위기의 쓴맛이 뒤섞인 시기였다. 많은 국민이 직장을 잃고 기업이 무너지는 현실 앞에서 사회는 크게 흔들렸고, 그 변화의 물결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속 국내 소주 브랜드의 인수합병을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다. 전통의 맛을 자랑하는 ‘국보소주’가 자금난에 시달리자, 글로벌 투자사 솔퀸이 이를 인수하려고 움직인다. 솔퀸의 직원 인범(이제훈)은 국보소주 매각을 위해 국보그룹의 재무이사 종록(유해진)에게 접근하며, 두 사람은 각기 다른 목적과 가치관으로 갈등을 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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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국가 경제 위기 속에서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한 사람들과, 이를 기회로 삼아 이익을 쫓는 자본가들의 대립을 그린다. 자본주의의 어두운 그림자와 인간의 탐욕도 함께 보여주지만, 때로는 시대의 흐름을 읽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이들의 모습에서 묘한 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 ‘빅쇼트’, ‘국가부도의 날’ 등과 비슷한 구도지만, ‘소주전쟁’은 개인의 태도와 사회의 가치관 변화에 더 초점을 맞춘다.

종록은 회사를 가족처럼 생각하며 공동체의 안정을 중시하는 구세대적 가치관을 대표한다. 반면 인범은 회사를 성공의 도구로 여기며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신세대적 사고를 보여준다. 두 인물의 충돌은 곧 사회의 변화와 주류 가치관의 균열을 상징한다. 영화는 이들의 갈등과 변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관객에게 다양한 생각거리를 던진다.

‘소주전쟁’은 재미와 메시지를 동시에 잡아내며, 권선징악적인 결말 대신 인물들의 동기와 욕망에 충실한 이야기를 펼친다. 다만, 중반 이후 인범의 캐릭터가 애매해지며 극의 속도감과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아쉬움도 있다. 만약 인범의 목표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났다면 극의 완성도가 더 높아졌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IMF 외환위기는 우리 사회와 기업, 가족, 개인의 가치관까지 모두 바꿔놓았다. 가족이라 믿었던 회사는 직원을 책임지지 못했고, 이는 가정 붕괴로 이어졌다. 생존을 위해 개인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널리 퍼지면서, 세대 간의 차이도 커졌다. ‘소주전쟁’은 이런 변화의 물결을 소주 한 잔에 담아, 관객에게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사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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